making box

"아 진짜! 오빠만 왜 그래!"혜영이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매섭게 치켜뜬 두 눈에 살기가 보이는 것 같다. 성질머리 하고는, 어휴 시끄러. 도대체 그 자식은 얘 어디가 좋다는 거지?"아 몰라. 나 그 새끼 마음에 안 들어.""엄마 아빠도 다 오케이 했는데 오빠 너만 왜 그러냐고!"이번엔 진짜 화가 났는지 냅다 정강이를 발로 걷어찬다. 물론 난 피했지만, ...

우습게도 그 날은 5월 5일, 어린이 날이었다. 휴일을 맞아 함께 데이트를 가자며 일주일 전부터 놀이동산 노래를 부르던 희수에게는 미안한 일이었다. 이민우 모친상. 늦은 밤 동완에게 소식을 전해 듣고선 잠시 고민했다. 전주까지 내려가야 하나, 딱히 친하지는 않은 녀석인데. 그래도 나는 희수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지만 고등학교 동창 녀석이 모친상을 당해 아무...

W.클로이1."이름이 뭐에요?"웃음기 섞인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여름 햇살보다 더 싱그러운 미소를 입가에 띄운 남자가 있다. 곱게 접힌 두 눈이 예뻐서 나는 망설임없이 그에게 대답한다."이선호.""그렇게 금방 대답해줄 줄은 정말 몰랐어요."그가 초코시럽과 생크림을 듬뿍 얹은 프라프치노 두 잔을 나에게 건내며 흘리듯이 말하기에 나는 대답 대신 가볍게 어깨만 ...

W.클로이동완이 형이 술잔을 채워주자 알싸한 향이 올라온다. 그의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지지만 잔뜩 술에 취해 그런 기분을 잊으려할만큼 어린 나이는 아니기에 채워진 술잔 대신 안주를 집는다.힘내, 때가 되면 좋은 인연 만날거야.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다.좋은 인연......단어를 곱씹을수록 뱉어낼 수 없는 응어리진 무언가가 입 안을 쓰게 적신다....

ALL OF MYW.클로이1."선호야,"대답이 없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습관처럼 너를 불러본다. 침대에 바짝 엎드려 누운 너는 잠이 들었는지 규칙적으로 옅은 숨소리만 내뱉는다. 너의 여윈 등이 오르락 내리락.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도통 깨어있는 너를 볼 수가 없다. 너의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 싶어 매일 조금씩 집에 들어오는 시간을...